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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제 5 호 오늘도 상명인은 무사히 통학을 마칠 수 있을까요?

  • 작성일 2023-09-06
  • 좋아요 Like 6
  • 조회수 26619
이소명

편집장 이소명 202210058@sangmyung.kr


  상명인은 걱정과 함께 매일 아침을 시작한다. 통학길이 어디서 시작하는지에 따라 고민의 내용은 제각각이겠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은 모두 같다. 가장 큰 고민은 언덕을 걸어 오를지, 버스를 타고 오를지 아니면 최후의 수단으로 택시를 탈지일 것이다. 그렇다. 상명인의 가장 큰 고역은 그토록 유명한 ‘언덕’이다. 상명대학교 언덕은 국내 대학 언덕 중 아주 높은 편으로 유명하다. 상명대학교는 입구에서 정문까지 높은 언덕을 오르고 나서도, 정문부터 후문까지 계속 언덕의 형태를 띤다. 그래서 우리 학교생활을 늘 함께하는 ‘언덕’이 우리에게 얼마나 크고 작은 해(害)를 끼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 상명인의 통학 이야기

  우선, 상명인들의 아침 통학길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7016번 버스를 통해 통학하는 A양의 이야기이다. 주에 오전 9시 시작 수업이 2번, 오전 11시 시작 수업이 1번 있는 A양은 ‘KT 광화문지사’ 정류장에서 7016번 버스를 기다린다. 그녀의 통학길에 눈치싸움은 필수이다. ‘KT 광화문지사’ 정류장은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내리는 사람들의 환승 구역으로 탑승자가 많은 정류장이다. 그 전에 서울역이나 시청역에서 이미 많은 탑승자를 태운 만차 상태로 오는 경우도 많기에 기다리는 사람 중 일부만 타거나, 아예 버스가 멈추지 않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서대문 08번 버스를 타는 B군의 이야기이다. B군은 학교 정문에서부터 도보 20분 거리에 거주하지만, 언덕을 오르기 힘들어 버스도 자주 애용한다. B군은 주에 오전 9시 2번, 10시 1번, 11시 1번 시작 수업이 있다. 10시 시작 수업에는 버스를 타기 가장 수월하다. 하지만 이번 학기 중 11시 시작 수업에는 사람이 많아 버스를 한 번도 타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종로 13번 버스를 타는 C양의 이야기이다. 평창동 스뮤 하우스에 거주하는 그녀는 주에 오전 9시 시작 수업이 3번 있다고 한다. 언덕 아래까지 다른 버스를 타고 온 그녀는 언덕 아래에서 종로 13번 버스를 기다린다. 종로 13번 버스의 배차 간격은 15분이라고 하지만 매일 아침 들쑥날쑥하기에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사람이 많은 날이면, 수용 인원이 적은 종로 13번 버스에 이미 사람을 가득 채워오거나 언덕 아래 정류장에서 길게 줄을 서야 하기에 더욱 탑승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 통학길이 위험하다?

  상명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파악할 수 있던 언덕이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크고 작은 ‘해’(害)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첫째, 이른 아침 시간에 언덕을 오르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아침 운동을 한다며 가볍게 여길 수도 있지만, 1분 1초가 아까운 통학 시간에 높은 언덕을 급히 오르다 보면 건강에 무리가 올 수 있으며, 정작 집중해야 할 수업 시간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실제 이야기를 나눈 학생 중 상당수가 언덕을 급히 오른 뒤 땀을 식히거나 목을 축이기 위해 수업 앞부분에 집중을 못 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둘째, 적절한 탑승 인원을 초과한 인원이 버스에 탑승하게 되면 승객들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 2022년 10월에 발생한 이태원의 아픔을 기억한다면, 해당 사건과 조금이라도 유사한 일에 관해선 초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하지만 10월의 아픔 후에도, 출·퇴근길 혼잡도가 220%까지 다다른 ‘김포 골드라인’ 사건이 이어 논란이 됐다. 유사한 모습을 우리 상명대학교의 통학길에서도 볼 수 있다. 

  상명대학교의 통학길을 체험해 보기 위해 탑승 인원이 가장 몰리는 시간대에 직접 버스에 탑승해 보고자 한다. 그래서 [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2023학년도 제1학기 학과별 시간표]를 바탕으로, 요일별 그리고 시간별로 상명대학교 오전 수업 수를 비교해 보았다.

<표1. 상명대학교 오전 수업 비교 – 2023학년 1학기 기준>

   표에 따르면, 목요일 11시 시작 수업이 52개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11시 시작 수업이 첫 수업이 아닐 것을 고려해 9시 시작 수업 통학 시간대에 맞춰 버스를 탑승하러 가보았다. 

  

# 직접 체험해 보다. 우리의 통학길

  수요일 오전 8시 23분 ‘KT 광화문지사’ 정류장에 도착해 7016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출근 시간대와 겹쳐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이 섞여 정류장 근처는 복잡한 모습이다. 남은 시간을 안내하는 전광판에는 7016 버스의 남은 시간이 4분임을 알리고 있다. 곧 있으면 버스가 도착할 텐데 옆에 있던 상명대학교 학생은 언덕을 오르는 7016이 아닌 언덕 아래까지만 가는 다른 버스에 탑승하려는 듯하다. 이유를 물으니, “7016이 거의 만차로 올지도 몰라요. 아직 9시까지 여유가 있으니, 학교 입구까지만 가는 버스를 타고 종로 13으로 환승하려고요.”라고 답하였다. 반대쪽에는 처음 만난 듯한 3명이 짧은 인사를 나누고 함께 택시에 탑승한다. 대학생 커뮤니티 앱인 에브리타임이나, 카카오톡 오픈 채팅을 통해 택시 탑승 동행을 구해 택시비를 나누는 것이다. ‘7016’ 숫자가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눈치를 보며 정차선 도착 전인 버스 쪽으로 향할지, 정차선에서 기다릴지 고민하며 몸을 이리저리 옮겼다. 드디어 모습을 보인 버스 내부는 이미 사람이 많이 차 있었다. 문이 열리자 이미 사람들끼리 붙을 틈이 없어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탑승자들은 발자국을 조금씩 옮기며 익숙한 듯 새로운 탑승자가 탈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버스 안에 발을 올리자, 숨이 막히는 듯했다. 대부분의 창문이 열려있고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너무 많아 공기 순환이 잘되지 않았다. 버스가 출발하였지만, 손잡이가 손에 닿지 않았다. 두 다리로 위태롭게 중심을 잡았다. 결사코 더는 새로운 탑승자가 들어오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다음 정류장인 경복궁역에 도착하자 대여섯 명 정도가 앞·뒷문으로 더 탑승한 것 같다. 시내버스는 앞문으로 탑승하고, 뒷문으로 하차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한 명이라도 더 탑승하기 위해 뒷문 탑승을 상황에 따라 허용하는 듯하였다. 더 많은 사람이 탑승하자 손잡이를 잡지 않더라도, 사방에 있는 승객들로 인해 몸이 휘청이지 않았다. 학교에 도착하자 8시 50분을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아침 시간이라 차가 막히고, 다음 버스에 탑승하라는 기사님의 외침에도 계속 승객이 타다 보니 기존보다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다. 중간중간 옆 사람과 부딪히거나 발을 밟게 되는 등 서로가 원치 않은 접촉이 발생하였다. 


# 버스 안에서 불쾌함

  몰리는 시간대에 버스에 탑승해 보니, 크고 작은 위험이 많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우선 버스가 급출발 또는 급정거하여 누군가 넘어진다면 줄줄이 그 충격을 받아 내야 할 정도로 탑승객이 밀접해 있다. 그래서인지 승차문 또는 하차문과 승객 사이의 적정 거리도 확보되지 않았다. 버스 문이 닫히기 위해서는 문과 승객 사이의 어느 정도 거리가 확보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정류장마다 위험해 보이는 모습이 연출되었다. 그리고 사방에 있는 승객들과 계속해서 서로가 원치 않은 접촉을 해야 했다. 한 걸음마저 움직이기 어려워 서로의 몸이 닿아있는 경우를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비켜주려 발걸음을 옮기면 되려 반대쪽 사람과 살을 맞닿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고개를 돌리기조차 힘들 정도로 많은 인원이 뒤엉키다 보니 이를 악용한 범죄가 발생할 여지가 다분해 보였다. 실제 에브리타임에서 수년째 논란이 되는 일명 ‘7016 변태남’이 있다. 그는 사람이 많은 정류장에서 탑승하여 여성 승객 뒤에 악의적으로 몸을 대거나 비비는 등으로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고 한다. 피해자가 낌새를 눈치챈 듯하면 중간에 내려 다음에 오는 버스에 탑승해 같은 범행을 반복한다. 이처럼 적정 인원을 넘긴 버스는 우리에게 크고 작은 해를 초래한다. 


# 가능할까요? 안전한 통학…

  우리 학교 교통편에 대해 학교는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2022학년도 제2차 학생회대표 총장 간담회 회의록]에서 상명대학교 출입 교통편에 대하여 질의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1. 상명대학교 출입 교통편 관련 학생회대표 총장 간담회 회의록>


  결과적으로 학교는 교통편 개선을 위해 서울시와 운수 회사에 요청하여 7016 버스 배차간격을 기존보다 2분 줄였다. 하지만 셔틀버스나 버스노선 신설은 여러 문제로 진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2분’이 우리에게 얼마나 영향을 줬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버스 문에 신체가 끼어 다쳤다는 사람, 무더위 속 버스 안에서 정신을 잃었다는 사람 모두 우리 상명대학교의 학우들이다. 확실한 건 2분보다 더 직접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의 안전을 지켜줄 주체가 누구인지 그리고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는 날이 도래할지에 관해 여러 상명인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참고 문헌 ]

1. 김태인,‘김포 골드라인’ 혼잡도 220%->191%…여전히 혼잡,Jtbc 뉴스,2023.06.19.,<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31298>

2. 상명대학교 샘물 통합정보시스템 > 공유와 소통 > 공유,[2022학년도 제2차 서울캠퍼스 학생회대표 총장간담회 회의록.pdf],<https://smul.smu.ac.kr/index.do>

3.  2023학년도 제1학기 수강신청 안내 및 강의시간표 공지,[상명대학교 서울캠퍼스 2023학년도 제1학기 학과별 시간표.pdf],

<https://www.smu.ac.kr/lounge/notice/notice.do?mode=view&articleNo=733852&srCampus=smu&article.offset=0&articleLimit=10&srStartDt=2022-03-01&srSearchVal=%EC%8B%9C%EA%B0%84%ED%91%9C&srSearchKey=smu%2C&srEndDt=2024-02-29>